1. Fever Song (In Memory of 방준석 Bang Jun-seok)
“코로나 격리 중에 방준석을 추모함”
이 곡은 제목에 나와 있듯 2022년 봄에 우리 곁을 떠난, 우리들의 절친한 친구이자 훌륭한 뮤지션이었던 고 방준석을 위한 추모곡입니다. 이 곡의 탄생 배경에는 쿰바의 개인적인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쿰바는 방준석이 세상을 떠난 그 시기에 공교롭게도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격리 중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빈소도 갈 수 없었고 장례식에도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마침 작업실도 이사 중이었던 때라 격리공간에서 쓸 수 있는 음악장비는 노트북 컴퓨터와 통기타, 그리고 두 옥타브 짜리 휴대용 미디 콘트롤러와 USB 마이크 하나가 다였습니다. 코로나 감염의 아픔과 친구를 잃은 슬픔을 동시에 느낀 쿰바는 방준석에게 음악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음악으로 그 영혼을 위로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방준석의 불꽃같은 삶이 지닌 열기 fever를 상상했고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은 자연스럽게 ‘Fever Song’이 되었습니다. 멜로디와 가사 구성 등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만큼 그저 자연스럽게 찾아와 주었습니다. 쿰바는 담담하게 받아적듯 그 멜로디와 가사를 기록했습니다. 그 흔적이 바로 이 노래입니다.
- 노래의 특징
이 노래는 닐 영의 포크록과 1970년대 핑크플로이드의 서정적이고도 사이키델릭한 포크 발라드들, 그리고 1980년대에 멋진 실험적 포크록, 포크 재즈를 선보였던 ‘해바라기’나 ‘어떤날’의 음악이 그려내는 삼각형 어디엔가에 좌표를 찍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는 한없이 사이키델릭하고 화음들은 쌓이고 또 쌓입니다. 가 닿을 수 없는 저 너머의 세계를 열기와 의식의 경계에서 넘나드는 듯 싶다가도 다시 현실의 세계로 국한됩니다. 길게 이어지는 지속음들과 단절적으로 끊어지는 피아노의 음감들이 교차하며 영혼과 육체의 세계 저 너머와 여기의 시간들을 직조합니다.
중간에 갑작스럽게 리듬이 바뀌고 곡구성이 복잡해집니다. 폴리리듬이 등장합니다. 이 대목은 한라산 영실 코스를 오를 때 갑작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온갖 변화들과도 상통합니다. 그 경사진 바위길은 자유롭고 가벼운 영혼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한 그로테스크한 굴곡들을 암시합니다. 이 구간의 어려움을 통과하면 영실코스 후반부의 드넓은 평지인 선작지왓처럼 믿어지지 않는 평온함이 다시 찾아옵니다. 초반의 메인 리프와 멜로디가 플래시백되며 나타나고 그 상승세를 몰아가 결국 저 너머의 문턱에 이릅니다. 작별인사 후 문은 다시 닫힙니다.
- 참여 뮤지션
여러 뮤지션들이 이 트랙의 완성을 위해 도움을 주었습니다. 베이스는 방준석의 벗이자 예전 ‘복숭아’의 공동멤버로서 한 식구처럼 활동했던 달파란(강기영)이 쳤습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군데군데 자유롭게 움직이는 그 라인이 인상적입니다. 따스한 베이스 톤도 좋습니다. 또한 현재는 사운드아티스트로서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설적인 밴드 삐삐롱스타킹 출신의 권병준(고구마)가 정말 오랜만에 보컬로 참여했습니다. 좀처럼 음악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실험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서만 활동하던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공개했습니다. 방준석의 절친한 후배이면서 둘도 없는 예술적 동반자이자 친구였던 권병준은 독특한 보컬 트랙을 통해 이 곡에 드라마틱한 색채를 더합니다. 핑크플로이드적인 연극성이 그의 노래로 인해 얻어집니다. 그리고 여자 코러스는 ‘채현 Chehyun’이 담당해주었습니다.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담담하고 청아한 채현의 목소리가 이 곡에 투명함을 더합니다. 채현은 쿰바의 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타리스트 신윤철 역시 이 곡에 빛나는 기타 솔로를 더해주었습니다. 첫번째 기타솔로는 쿰바 자신이 쳤고, 곡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느리면서도 열정적인 기타 솔로는 신윤철의 것입니다. 그의 솔로는 방준석의 영혼을 따스한 선율로 달래고 곡 전체에 위로의 메시지를 줍니다.
- 마스터링
이 노래의 마스터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 Abbey Road Studios’의 마스터링 전문가인 마일즈 쇼웰 Miles Showell이 맡아주었습니다. 쿰바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마일즈는 아날로그적 질감을 잘 살리면서도 디지털 사운드의 음감들을 충실히 반영하는 수준높은 마스터링 트랙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쿰바는 바이닐 커팅의 대가이기도 한 그에게 처음부터 바이닐 음역대에 맞춰 마스터링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일반적인 디지털 음원들의 과도한 음량 상태 (클리핑된 상태)와는 거리가 먼, 음량이 다소 작지만 섬세한 음색과 여유를 지는 사이키델릭한 마스터 음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애비 로드 스튜디오가 가진 최고 수준의 마스터링 테크닉이 이 노래에 따스함과 편안함을 더해줍니다. 그 느낌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2. 몽유세한도 Un Tableau Transconscient
- 싱글 앨범의 두번째 트랙인 ‘몽유세한도’는 새로 발간되는 시집에 실린 시를 실험적으로 낭독한 일종의 ‘슬램 slam(힙합적인 시낭송 장르)’입니다. ‘몽유세한도’는 성기완의 신간 시집 〈빛과 이름〉 제1부의 제목이자 마지막 시이기도 합니다. 슬램은 랩보다 더 낭송에 가까운 흑인들의 음악장르이자, 시낭송 장르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신대륙에 이르기까지, 슬램은 구전문화에 본질적인 뿌리를 둔 흑인문화의 정수로서 수많은 시인/뮤지션들에 의해 실행되는 제의와도 같은 실시간 퍼포먼스입니다. 즉흥적으로 그 자리에서 시를 만들어 낭송하기도 하고 지어진 시를 현장에서 목소리로 재현하기도 합니다. 몽유세한도는 목소리의 톤, 리듬, 속도 등에 변화를 주면서 한 편의 부조리극과도 같이 펼쳐지는 일종의 사운드 내러티브입니다. 성기완 특유의 ‘몽홀한 transconscient’ 분위기가 전편에 흐르는 이 시는 마치 꿈 속의 이야기처럼 맥락없이 펼쳐지면서 그 우발적인 시적 이미지들을 신비로운 상징으로 기록하는 일종의 즉흥시입니다. 쿰바는 이 시낭송의 한 가운데에 잔뜩 잔향을 머금은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배치하여 시낭송에 음악적 색채감을 더합니다. 특히 ‘닐 영 풍의 멜로디’라는 구절이 나올 때 쯤 등장하는 기타 선율은 닐 영의 노래 ‘Out on the Weekend’의 인트로 하모니카 선율에서 영감을 받은 흥얼거림이 기타에 더해집니다. 이후 이야기는 기타에 관한 미궁 속 같은 추억담으로 넘어가는데, 그 이야기를 따라가며 몽홀함을 유지하다가 사라집니다. 이 시의 내용에 특별한 주제나 지향점은 없습니다. 대신 우리의 일상 자체가 기괴한 상징들의 연속이라는 사실만을 몽홀하게 드러낼 뿐입니다. 목소리는 세 트랙이 더빙되어 있고 모두 쿰바 자신의 것입니다. 믹싱과 마스터링 역시 쿰바가 했습니다. 그 때 그 때 시의 서사를 따라가며 디테일의 변화들을 믹싱과정에서 챙겼습니다.
3. Fever Song (In Memory of 방준석 Bang Jun-seok) (Radio Version)
Editted by Kumba
- 이 트랙은 싱글 앨범 타이틀 곡 ‘Fever Song’의 라디오 버전입니다. 7분이 넘어가는 긴 곡을 1분 이상 출여 5분대로 편집했습니다. 신윤철의 기타 후주는 Fade Out 됩니다. 이 노래의 전체 윤곽을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하고 싶으면 이 버전을 들으시면 됩니다.
[Credits]
1. Fever Song (In Memory of 방준석 Bang Jun-seok) (7:25)
2. 몽유세한도 Tableau Transconscient (3:51)
3. Fever Song (In Memory of 방준석 Bang Jun-seok) (Radio Version) (5:51)
Executive Producer: 성기완 Kiwan Sung aka Kumba
Producer: 성기완 Kiwan Sung aka Kumba
Distributed by Chili Music Korea
1. Fever Song (In Memory of 방준석 Bang Jun-seok) (7:25)
Mainly recorded by Kumba at Kumba's Room during the Quarantine due to the Covid-19 Positive(26-27 March 2022 while heard the passing of the friend of all of us, Leo Bang).
All vocals sung, instruments played and programmed by Kumba except additional musicians below:
Bass: Dalpalan
2nd Electric Guitar Solo: 신윤철 Shin Yoon Chul (1st Solo: Kumba)
Chorus Vocals: 권병준 Byung Jun Kwon, 채현 Chehyun
Additional musicians' recordings overdubbed later by their own spaces except the chorus vocals of Chehyun, recorded at Kumba's Sound Space in October 2023
2. 몽유세한도 Un Tableau Transconscient (3:51)
An Experimental Poem Reading accompanied by an acousitc guitar
All voices, guitars, edittings by Kumba
Recorded at Kumba's Sound Space in 9 October 2023
This poem was published in the Poetry Book "빛과 이름 Light and Name" Written by 성기완 Kiwan Sung(문학과지성사, October 2023)
* This song contains a musical phrase inpired by "Out on the Weekend" of Neil Young
3. Fever Song (In Memory of 방준석 Bang Jun-seok) (Radio Version) (5:51)
Radio Version of Track 1
Editted by Kumba
All Tracks Mixed by Kumba at Kumba's Sound Space in 2019 - 2023
Track 1 and 3 ("Fever Song") Mastered by Miles Showell at the Abbeyroad Studio in October 2023
Track 2 ("몽유세한도 Tableau Transconscient") Mastered by Kumba at Kumba's Sound Space in October 2023
All Tracks Composed, Written, Arranged and Sung by Kiwan Sung aka Kumba except where noted (see additional musicians)
All Instruments Played, Editted and Programmed by Kiwan Sung aka Kumba except where noted (see additional musicians)
Album art work by Myschna
Friday 3 November 2023
ⓟ&ⓒ Kumba's Records. Under exclusive license to Kiwan Sung aka Kumba. Released by Kiwan Sung aka Kumba in association with Chili Music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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