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부야계와 뉴욕 라운지에 지대한 영향을 선사하며
전세계 영화 및 광고 배경음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한,
네덜란드 출신의 일렉트릭 팝 듀오 알링 & 캐머론 (Arling & Cameron)
5년간의 긴 공백을 뒤로 하고 2006년 발표된 새 앨범 "Hi-Fi Underground"
국내에서는 주로 TV CF 배경음악을 통해 대중적으로 익숙해진 A&C는 1994년경 활동을 시작하였고,
지금과 같은 듀오 밴드로서 본격적인 앨범을 발매한 것은 1997년부터이다. 피치카토 파이브(Pizzicato Five),
코르넬리우스,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쉰 등 유명 뮤지션들과의 교류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그들은
2001년까지 "All In", "Music For Imaginary Films", "We Are A&C", 이렇게 석장의 앨범을 발매하였다.
발표하는 앨범들마다 여러 매체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으며, 영국의 머큐리상(Mercury Prize)에 맞먹을 정도의
최고 권위를 지닌 네덜란드의 'Big Pop Prize'를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지에까지
확대 발매되며 상당한 호평을 얻었다.
2005년 칠리뮤직에서는 위에 언급한 세 앨범의 대표적 히트곡들을 선곡하여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A&C의 첫번째 베스트 앨범을 발매하였다. 2CD로 구성되었던 앨범의 수록곡들은 듀오의 리더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리처드 캐머론이 직접 선곡한 31곡의 주옥 같은 넘버들로 구성되었는데, '애니콜'의 광고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던
'Coconut Conga'와 'Here We Go!', KTF 광고에 사용된 'Dirty Robot', 매일유업 치즈 광고에 삽입된
'Freedom, Right Now', 미래 에셋 광고의 'Groovy', 거기에 인기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의 OST에 수록되었던
'2 Colors' 등…,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친숙한 멜로디를 선사하는, 그야말로 보석과 같은 앨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런 A&C의 2006년 신작 앨범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Hi-Fi Underground"이다. 지난 2001년의 불행한 교통사고로
리처드 캐머론이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팀은 거의 해체상태에 들어갔고, 리처드가 부상에서 회복한 뒤로도
둘은 각각 따로 활동하면서 홀로서기에 완벽히 돌입한 듯 싶었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온 것이다.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유혹적이며, 또한 라운지와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절충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다.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더 현대적인 감각으로 세련된 사운드를 포진시킨 이번 앨범에서는 독특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Shake It', 멜로딕한 전개를 보여주는 'Open', 그리고 'Change' 등 주목할만한 넘버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지난 앨범을 발매한 지 5년이 지났어도, 그 동안에 듀오 밴드로서의 활동이 뜸했어도, 그들은 여전히 창조적이며,
그들의 음악은 수많은 매스 미디어의 손짓을 받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네덜란드의 자랑이고,
그들의 음악은 여러 분야에서 ? 독특한 사운드 트랙에서부터 댄스 플로어의 라이브 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마치 음양(陰陽)이 조화를 이루 듯 그들은 듀오로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그들의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요소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의 음악이 우리의 생활에 또 얼마나 깊게 파고들 수 있을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기대하게 된다.